사실 기술 상으로 A7 프로세서에 대해서 여러 말을 할 수 있겠다. 64비트의 생태계는 마련됐는가 부터, 과연 이 정도의 스펙이 필요한 것인가. 또는 뭔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낼 것인가 등등등. 정말 많은 말들을 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애플을 견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 상황에 매몰돼 얘기하던지, 또는 애플이 잘못된 선택, 또는 이른 선택을 했는지, 아무튼 정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사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A7프로세서가 달린 아이폰5S를 통해 어떤 향상된 경험을 할 수 있는가’라고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대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좀 더 바꿔 말하면 아직까지는 대답을 할 수가 없다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하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지나지면 안되는 사실은 '아이폰5S는 스마트폰 중 최초이자 유일한 64비트 지원 단말'이라는 것이다. 즉, 그 생태계는 지금 출발선을 통과했을 뿐이다. 좀 더 풀어 얘기하자면 이제부터 64비트를 지원하는 탁월한 감각의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것이고, 평가는 그 이후에 해야 보다 온당하다.
그래도 갈증을 해소하기란 쉽지 않다. 어쨋든 A7 프로세서의 극강의 능력을 보고 싶은 건 당연한 이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애플은 아이폰5S 공개 당시 키노트를 통해 A7의 효율성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A7에 최적화된 게임인 ‘인피니티 블레이드3’를 시연한 바 있다. (그렇다. 필자는 결국 유료 결제를 해야만 했다. 순전히 게임을 해보고 싶다기 보다는 리뷰를 위해서...... 잠시 눈물 좀 닦고 얘기하자)
일단 신나게 플레이해봤다. 아이폰4S에서도 아이폰5에서도 아이패드 미니에서도 똑같이 첫 판을 깨고 두 판을 깨보면서 최대한 면밀히 살펴보고자 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안타깝게도 큰 차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아이폰5나 아이폰5S에서나 비슷하다. 다만, 아이폰5S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디테일이 좀 더 세밀하다거나 미세하게 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여러 벤치마크 테스트를 통해 그래픽에 있어서는 거의 2배 수준의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는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이폰5S의 프로세서 성능이 전작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데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관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논란을 제쳐 두면 아이폰5S의 A7 프로세서는 확실한 성능 향상을 이룬 AP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증거품이 부족할 뿐이다.
A7 프로세서는 ARM v8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1.3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이 문장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됐다. 기본적으로 ARM v8 아키텍처가 64비트를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애플 A7프로세서가 최초 64비트 지원 단말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러다보니 온통 ‘64비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그 이면에 자리잡은 중요 대목들이 수면 아래로 내려앉게 됐다. 즉 64비트는 A7에나 ARM v8 아키텍처의 일부분일 뿐이고, 그 일부 중 중요한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프로세서가 64비트를 지원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운영체제(OS)도 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애플은 이번 iOS7을 64비트에 맞춰 업그레이드했다. 폐쇄적인 애플의 성격 상 가능한 조합이자 발 빠른 대응이다. 남은 숙제는 프로세서와 운영체제 안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확산이다. 이미 애플은 앱 개발 프로그램에 64비트 개발 환경을 구축해두고 있다. 애플의 기본 탑재 앱도 전반적으로 64비트를 지원함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약간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
다시 말하면 실질적인 증거품은 향후에 속속 출시될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 후에는 차근차근 1GB 램(RAM)을 4GB로 업그레이드하고, 더 최적화된 운영체제(OS) 등이 장착된 아이폰6, 또는 아이폰7이 나올 것이다.
한마디로 종합하자면 "아이폰5S에 64비트 A7 프로세서를 탑재함으로써 아이폰5S 이후에 나올 차세대 아이폰이 너무나 기다려진다"라고 말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