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 아들과 나 (스압/유머아님주의)
by 해삼 | 20.10.22 06:32 | 1,578 hit


 
매우 진지한데다 속상해서 털어버리듯 쓰는 일기 같은 글이므로 반말(죄송)
 
 
우리 아들은 중3이다.. 그런데 왜 아직 중2병이 안낫는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중1때부터 병의 초기 증세가 보였다. 뻑하면 학교 조퇴..
조퇴도 그냥 조퇴가 아니다. 
학교에서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집이 있는데 걸을수가 없어서 집에 못온다고 전화가 온다.
그럼 나는 회사 바닥을 머리카락으로 쓸어준 후, 급하게 반차를 내고 학교로 가야한다. 
한팔엔 책가방 한팔엔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간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 발생. 
그렇다. 중2병은 내과에서 진단이 내려지질 않는다. 
아무 이상이 없다. 그냥 학교 제출용 진료확인서만 돈주고 뗀다. 
그날 저녁. 학원 갈 시간이 상당히 지난 후 아들은 핸드폰 게임을 하며 시시덕거리고 있다. 
그럼 나는 용가리가 되지만..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참아가며 하루를 마감한다. 
 
한때는 우리 아들이 수퍼맨인가 생각도 들었다. 
친구랑 싸웠댄다. 친구 손가락이 부러졌댄다. 손가락 성장판 부분이 다쳐서 친구 엄마가 난리가 났다.
나는 또 머리카락으로 학교 바닥을 쓸어준다.. 친구 엄마에겐 돈도 준다..
하루 뒤 또 전화가 왔다. 말리던 친구가 뼈에 금이 갔다고 한다. 
아니 우리 아들은 수퍼맨인가. 손만 닿으면 부러지네...? 
 
그런 일들이 중1 내내 있었다. 나는 회사를 쉬기로 했다. 아들의 심리 상담도 시작하였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아들의 조퇴와 패악은 계속 되었고 연말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중2초반.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다시 회사를 나가기 시작했는데..
새학년 새교실이지만 아들은 역시 조퇴를 밥 먹듯 하고.
심지어 불특정 다수의 여자애들에게 무턱대고 들이대 학교에서 문제가 되었다. 
아놔. 여자애한테 들이댔다고 학교에 불려가본적 있는가. 내 아들이지만 진심 빡친다. 
자세한 내용은 나도 여자라 이해가 안되서 생략한다. 
 
종종 할머니댁에 놀러가 하루 1박 하고 돌아오곤 했는데 
사실.. 놀러가는건 핑계고 잔소리 없이 핸드폰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알지만... 나도 좀 쉬고 싶어서 보냈다. 
며칠 후 할머니가 전화가 왔다. 당신은 쓰지 않은 카드가 300만원이나 긁혀있단다.. 
내역을 보니 아이폰에서 현질을 300만원어치 했다. 
어른이 인증해줘야하는 게임이 있어서 할머니한테 인증해달라고 했댄다.
알고보니 신용카드 인증이었다... 기함을 했고 이새끼를 조졌으나.. 
아들은 죽어도 자기는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다. 
핸드폰을 까서 현질 내역을 까발려도 자긴 그게 왜 그런지 모른단다..
중2병은 아들이 걸렸는데 왜 흑염룡은 내 속에서 날뛰는지 자꾸만 입에서 불이 뿜어지려고 했다. 
환불? 못받았다. 이미 사용해서 안된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게임회사에 300만원을 바쳤다.
 
이런 일들이 연이어 터지자 친구들이 수근대는 소릴 들었는지 학교에 아예 안가기 시작했다. 
안가고 갑자기 가출크리... 심지어 자살하겠다는 문자와 함께 사라짐.. 
경찰 신고 들어가고 반톡에도 자살문자 남겨 반 전체 애들이 동네를 찾아다녀줌.
그러나 제발로 집에 들어왔고. 이후 나는 가정내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를 받았다. 
통상적인 절차니 이해해달라는 경찰도 내가 불쌍해보였나보다.
자꾸만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려고 한다. 내 안의 흑염룡이 계속 자라는 중인거 같았다. 
 
 
 
중3. 코로나로 학교를 안간다. 아들이 너무 신나한다. 
웃긴다. 나도 학교에서 전화 안받고 불려가지 않게 되니 좀 살거 같았다. 
그런데 한달 뒤 담임이 전화가 왔다. 온라인 클래스를 안들어서 수업일수가 부족하다고
이대로면 졸업을 못한다고 했다. 밀린거 빨리 해치우란다...
나는 출근 전에 아이의 아침과 점심을 준비하고 
퇴근하고 오면 온라인 클래스도 제대로 하는지 매일매일 체크해야 했다. 
 
학원을 맨날 빠지려고 한다... 다니지 말라니까 학원은 다녀야겠댄다. 
일주일에 두세번 빠지는데 왜 다니려고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힘들어서... 머리가 아파서... 배가 아파서....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매일 아픈걸까 심각하게 고민도 해보고 전반적인 검사도 해보았으나
진심..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학교 등교가 재개됐다. 그래봤자 한달에 일주일쯤.. 
매일매일 자가검진을 해야되는데 학교 가기 싫은 날은 항상 열이나 호흡곤란에 체크를 해 등교 중지가 떴다.
그냥 등교만 중지 되는게 아니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서 음성결과를 학교에 제출해야 재등교가 가능하다. 
옘병... 이번엔 애랑 동네 병원에 가는게 아니라... 자가운전해서 선별 진료소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5월부터 9월까지 코로나 검사만 3번을 받았다. 
선별 진료소 직원이 날 알아볼것만 같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상황에 감사해야될 지경이었다. 
 
결국 내가 열받아서 학원을 때려쳤다. 
기말고사를 봤는데.. 하.... 찍어도 이거보단 잘 하겠다 싶을 점수가 보였다. 
뭐. 상관 없다. 나는 아이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제발 학교만 매일 잘 가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그렇게 다가온 3학년 2학기.
여전히 학교를 제대로 등교하지 않아... 수행평가를 보러 몇번이고 학교를 재등교 하라는 전화가 왔다. 
내가 선생이어도 빡칠거 같다.. 담임과 고등학교 진로상담 전화를 했는데 
이런식이면 고등학교 말고 그냥 대안학교를 가는게 낫지 않겠냐는 소릴 들었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입시가 최우선이라 아이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긴 정말 어려운 환경이라서
중학교 정도의 배려도 받기 어려울거 같다고... 그러면 아이가 더 힘들어질거 같다고.. 
담임선생님이 진심으로 걱정해주는걸 알거 같았다. 좋은 대안학교도 추천해줬다. 
 
ㅅㅂ 대안학교 비용이 너무 비싸다. 
입학예치금이 천만원. 매달 90만원의 수업비. 그 외에도 기부금이 오백이상... 
거기다 부모의 참여도 엄청 필요하단다.. 
그럼 나는 회사를 그만 둬야하는데.. 남편의 수입만으론 저 수업비 감당 못한다. 
(둘째도 있고 시부모님도 생활비를 드리는 판이라 그렇다.)
무리를 해서라도 대안 고등학교를 보내야하는지 
아니면 어차피 검정고시 봐야하는거 그냥 일반고 보내보다 정 안되면 자퇴를 시킬지 고민이 된다. 
 
 
 
이 판국에 아들놈은... 지가 다시 다니겠다던 학원을 또 밥 먹듯 빼먹어서 
어제 불을 뿜으며 다니지 말라고 했다. (소리지르진 않았다.)
학교는 이번주가 쉬는 주간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심리상담하던 병원에서는.. 
입원치료를 고려해보는게 어떻느냐고 한다. 
두렵다. 주변에서 아이를 어찌 볼지. 그리고 과연 이 녀석이 이것을 받아들일수 있을지.
 
내 속에 너무도 크게 자라버린 흑염룡은.. 매일매일 불을 뿜어대는데 
그것을 참느라 속이 까맣게 다 타버렸다. 
차라리 내가 그냥 다 타버렸으면 좋겠다. 타서 없어지면 좋겠다.
 
이 글을 쓰던 도중 사장 호출이 왔는데.
회사 상황이 안좋아서 올 연말까지만 나와달란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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