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전두환은 마스게임 중간 중간쯤 멋진 장면이 나오면 박수를 쳤다. 전두환 앞 책상에는 마이크가 놓여 있었고 전두환이 먼저 탁탁탁 두세번 박수를 치면 광주 무등경기장 전체 스피커로 그 소리가 나왔고 주변 수행원들이 따라서 박수를 쳤고 무등경기장에 온 모든 관람객들이 그 소리를 듣고 박수를 쳤다.
나는 마스게임하러 무등경기장 운동장으로 입장하기 전부터 모든 학생들과 함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며 검색을 받았고 관람석 전체를 둘러 맨 하단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007 가방을 들거나 가슴에 손을 넣은 채 언제라도 총을 꺼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다. 누가 봐도 경호원들의 007가방과 가슴 속엔 총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80년 광주항쟁이후 7년뿐이 안지나서 광주시민들의 마음속에 뿌리깊게 잡고 있는 전두환에 대한 분노는 그가 87년 당시에도 대통령이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쏘겠다는 공포감속에 전국체전 개막식을 했다.
나는 1987년도에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고등학교 1학년생 신분으로 전국체전 마스게임에 참가한 1인이었고 마스게임 동작들이 멋지다며 전두환의 박수를 받았다.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전두환의 박수소리를 받으며 고등학교 1학년생인 나는 많이 우울했다....
댓글을 작성하시려면 로그인을 하셔야지만 작성가능합니다.
[로그인하기] [회원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