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심한옷, 일본 따라하기라는 부정적 시선 ㄴ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직업 코스프레
by 기억하나 | 19.01.03 03:19 | 2,039 hit




유리사(본명 박선혜·24)씨는 코스프레 모델이다.
활동명은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캐릭터 유리 사카자키 이름에서 따왔다.
코스프레 모델은 만화나 게임 속 캐릭터와 머리모양, 의상 등을 똑같이 꾸미고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다.
게임회사 홍보 모델이나 광고 촬영으로 수익을 얻는다. 유리사씨는 게임 행사 한 번에 250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단순히 1회성 출연에 그치지 않고 행사 전 기간에 모두 참가하며,
게임회사에서 유리사씨를 촬영해 광고사진으로 쓰기 때문에 그 비용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중국 진출은 어떻게 준비했나.

“한국과 일본을 왕복하며 코스프레 모델로 활동할때 인스타그램을 했는데 댓글 쓴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인이었어요.
2014년 웨이보 계정을 만들어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한달만에 팔로워수가 50만명이나 생겼어요.
시장 조사를 해보니 중국에선 ‘2차원 문화’라 불리는 ‘서브컬처(Sub-Culture·비주류 문화)’가 대중적으로 인기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코스프레가 대표적입니다.

‘중국으로 가면 기회가 많겠다’란 생각에 중국어를 독학했습니다.
2015년부터 중국 게임 행사에 참가했고,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올 8월엔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중국에서 혼자 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중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어릴때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를 봤는데 주인공 친구가 ‘베이비(Baby, The Stars Shine Bright)’란 일본 패션회사 모델이 됩니다.
실제 일본에 있는 회사입니다. 옷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 저도 그 브랜드 모델이 되고 싶었어요.
그때 처음 모델이란 꿈을 가졌습니다.
키가 163cm라 패션 모델은 힘들고, 피팅 모델들이 주로 입는 옷은 제가 평소 좋아하던 스타일과 달랐어요.
그 분야에 뛰어들기엔 경쟁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하고 있던 코스프레를 직업으로 삼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또한 올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베이비 30주년 패션쇼’에 피날레 모델(패션쇼 마지막에 등장하며
그 쇼에서 가장 중요한 의상을 입는다)로 섰습니다. 어린 시절 꿈을 이뤘죠.





왼쪽 - 베이비 패션쇼 무대에 선 모습.캐릭터와 똑같아지려고 염색 탈색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


-우리나라에선 코스프레 문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그런 옷 말고 평범한 옷 입어라’라는 말 자주 들어요.
코스프레를 ‘노출 심한 옷’, ‘일본 따라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맡은 캐릭터를 똑같이 표현하려면 내키지 않는 옷도 입어야 해요.
코스프레 의상이 야한 옷이란 말은 이 문화의 일부분만 보고 하는 말입니다.





팬들이 캐릭터를 생생히 느끼도록 다양한 컨셉을 소화한다.





만화 로젠메이든 캐릭터 스이긴토와 똑같이 차려입은 모습


-그럼 코스프레의 매력은 무엇인가.

“코스프레는 상상을 실현하는 경험입니다. 그림으로 캐릭터를 나타내기엔 조금 한계가 있어요.
코스프레를 통해 실제로 의상을 만들고 현실로 이루면서 상상력이 키워집니다.
그런 점에서 코스프레는 의미있는 활동이죠. 

사실 코스프레의 본질은 순수해요.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핵심이거든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씩은 만화 주인공을 따라해본 경험이 있잖아요.
보자기를 두르고 ‘슈퍼맨’을 외치듯, 좋아하는 캐릭터로 자신을 꾸미는거죠.”







-코스프레를 비롯한 서브컬처 발전 전망은.

“롯데쇼핑이 올 4월 엘큐브 홍대점 3~4층에 게임·서브컬처관을 열었습니다.
대기업도 서브컬처 사업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코스프레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거라 봐요.
이번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도 1000여명이 코스프레 퍼레이드에 참가했는데, 30~40대나 가족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현재 사전예약중인 웹툰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히어로 칸타레 코스프레 모습


코스프레 문화가 웹툰 산업과 같이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웹툰 캐릭터를 코스프레해서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 수 있죠.
코스어(코스프레 하는 사람)들은 주로 일본이나 영미 만화 캐릭터를 따라해요.
캐릭터별 특징이 뚜렷하거든요. 반면 국내 웹툰은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경우가 많아 아직은 코스프레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2017년 상반기 영어번역 웹툰 중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우리사이느은’처럼 국내 웹툰이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으니,
캐릭터 특성이 뚜렷한 작품이 더 나온다면 상업적으로 발전할 기회가 많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8년 8월 12일 발표한 ‘만화·웹툰 작가실태 기초조사 보고서'를 보면
웹툰작가 중 68.7%가 연수입이 2017년 기준 3000만원 미만이라고 해요. 그런데 하루 노동시간은 14시간 이상입니다.
노동시간에 비해 수익을 제대로 얻지 못한다고 볼 수 있어요. 신인 작가는 미리보기 유료결제나 판권 계약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웹툰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캐릭터시장이 살아나면 웹툰 작가들에게도 수익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 캐릭터가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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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벽하거사 2019.01.03 16:26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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