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일까?

PC방 점유율 40%에 육박하는데다 국내 최고 동접자수 43만명을 기록하는 등 가히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가장 중요한 서버 운영에 큰 문제점을 드러내며 유저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저들뿐 아니라 PC방 업주들도 집단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쟁작인 '블레이드&소울'이 다음주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는 등 안팎으로 큰 도전에 봉착하고 있다.

'디아블로3'는 지난 10일 오후 10시30분부터 11일 오후 8시까지 22시간 가까이 긴급 서버 점검을 진행했다. 주로 휴일에 서버 점검을 실시, 직장인 유저들로부터 큰 원성을 샀는데 이번의 경우 종료 시점을 아예 정하지 못하고 하루 가까이 게임 접속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유저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일단 점검을 마친 후 게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서버 지연 현상과 함께 게임 데이터베이스 저장 오류로 인해 극소수 아이템이 정상적으로 거래되지 않거나, 상인에게 판매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문제 확인과 함께 수정 작업을 진행해 다시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베이스에 중복 저장돼 있는 아이템의 경우 게임 플레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과 악용 소지가 있어, 원래 아이템과 이로부터 중복 저장된 아이템을 모두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서버 폭증으로 인한 접속 차질은 아니었다. 서버 롤백 현상 및 아이템 복사 등 이제까지 드러난 버그를 일일이 수정하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며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은 이번 점검으로 모두 수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의 복사 아이템이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 게다가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버그가 또 다시 나타날 수 있어 이번처럼 오랜 시간 서버 접속이 불가능한 일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게임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디아블로3'의 PC방 점유율은 11일 13.86%로 주저앉았다. 지난 9일에도 29.97%를 차지하는 등 지속적으로 30%대를 기록하며 1위를 독주하던 '디아블로3'의 점유율은 반토막이 나며 '리그 오브 레전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게임 접속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12일 이후 다시 점유율은 올라가겠지만, 한 때 40%까지 육박했던 기록을 다시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1일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으로 보인다.

한편 PC방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에선 계속되는 서버 문제 등 불안정한 서비스로 유저들과 PC방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음에도 블리자드코리아가 무책임한 회피성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유저들과 PC방 업주들을 중심으로 피해인단으로 모집하는 집단소송카페 '디아블로3 피해 소송 모임'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미 5일부터 '디아블로3' PC방 오과금사례를 접수하고 있었던 인문협 김찬근 회장은 "접수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비상식적인 서버 점검과 오과금 문제에 사과와 신속한 대응 정책없이 본사에 확인과 결정을 기다리라는 현재의 대응 방식은 국내 소비자와 PC방을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는 볼 수 없다"며 "블리자드가 국내 게임업계에 큰 비중을 담당하는 만큼 국내 소비자와 PC방을 존중하는 정책을 보일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디아블로3'의 환불 불가 정책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등 블리자드는 엄청난 게임 열기가 독이 돼서 돌아오는 '부메랑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남정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