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권오용]



'리그오브레전드 돌풍의 진원지는 PC방.'

라 이엇게임즈의 AOS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PC방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LOL을 하기 위해 삼삼오오 PC방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일부 PC방 주인들은 신학기를 맞아 비수기인데 LOL 덕분에 잘 넘기고 있다고 말할 정도. 라이엇게임즈가 LOL 론칭 초기부터 PC방을 공략한 것이 적중하면서 게임은 흥행몰이를, PC방은 활기를 띠고 있다.

'비수기에 웬 단체 손님…'

게 임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LOL은 최근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기존 강자 '아이온'과 '서든어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초중반까지 1, 2위를 오르내리다가 28일부터 31일까지 계속 1위를 유지했다. 31일 점유율을 보면 LOL이 14.89%로 1위를 했으며 서든어택은 14.34%, 아이온은 10.79%로 각각 2, 3위를 했다.

이는 PC방에서 LOL을 즐기는 이용자가 많다는 얘기. 실제로 서울 방배동에서 O모 PC방을 운영하는 신모씨는 "PC방 좌석 75석 중 40%가 LOL 손님"이라며 "점심 때도 LOL을 하려고 찾는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봉천동의 L모 PC방의 점원도 "65석 중 30석은 LOL을 하는 손님"이라고 했다.

손님들은 주로 대학생에서 30대 초반 직장인까지로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다. 신씨는 "LOL이 5명이 즐기는 게임이다보니 서너명씩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인기일 때 단체 손님이 많았는데 그 때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원래 신학기인 3월은 비수기로 손님이 없어야 정상인데 LOL 덕분에 방학 성수기와 비교해 매출 차이가 거의 안난다"고 덧붙였다.

PC방에 딱인 게임, 美 본사도 애정

PC방에서 LOL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게임의 특징 때문. LOL은 3명 또는 5명이 한 편이 돼서 상대의 진영을 공격하는 대전 플레이 게임이다. 여럿이 같이 하면 좋아 PC방에서 친구들끼리 즐기기에 제격이다.

그 래서 라이엇게임즈는 PC방에 공을 들였다. 론칭에 앞서 PC방 업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게이머가 PC방을 찾도록 IP 보너스와 게임 내 모든 챔피언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했다. 무료 챔피언은 게이머가 유료 결제 부담을 덜고 자신에게 맞는 챔피언을 찾는 동시에 2주 간격으로 출시되는 신규 챔피언을 체험해 볼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본사의 한국 PC방 사랑도 한몫했다. 브랜던 벡 라이엇게임즈 대표는 LA 한인타운의 PC방에서 온라인게임의 매력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마니아다. 특히 지난 1월 본사에 PC방을 마련했다. 이름도 게임 내 한국 챔피언 '아리'를 본따 '아리 PC방'이라고 짓고 이를 한글로 표기했다. 또 한국 스낵을 파는 자판기까지 설치해 한국 PC방 문화를 익히고 이해하도록 했다.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LOL 론칭 전부터 PC방 비즈니스에 대해 고민했다"며 "PC방은 LOL 특성상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비싼 가맹점 과금 불만

LOL 이 PC방에서 계속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비싼 과금과 오과금 문제다. LOL 가맹 PC방이 내야 하는 비용은 손님이 LOL을 플레이하는 시간 1분당 220~230원 가량. 다른 인기 게임에 비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경기도 분당에서 110석의 PC방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비수기임에도 손님이 오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많은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PC방에서 과금 프로그램의 오류로 과다한 비용이 청구되기도 해 불만을 샀다.

권오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