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동 ‘몽마르뜨 공원’에 가면 곳곳에서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들을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이곳에 토끼가 많았던 건 아니다. 공원 관리자들에 따르면 2011년 누군가 토끼 한 쌍을 이곳에 버렸고, 이 토끼가 출산하면서 숫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여기에 토끼를 공원에 버리는 사람들까지 생기면서 ‘몽마르뜨 공원’은 ‘토끼 공원’이라고 불릴 만큼 토끼가 많아졌다.
최근 몽마르뜨 공원이 토끼 문제로 시끄럽다. 서초구청은 지난달 31일 공원 곳곳에 ‘애완용 토끼 사육시설 철거 알림’이라는 공지문을 붙였다. 공원에 버려진 토끼들 때문에 공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몽마르뜨 공원 한 켠에는 철망으로 만들어진 토끼 집 6개가 놓여있다. 토끼들이 고양이, 족제비에게 공격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곳에는 아기 토끼 43마리가 살고 있다.
서초구청의 토끼 집 철거 소식이 전해지자 처음에는 토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토끼들은 어디로 가느냐. 민원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하지만 최근에는 몽마르뜨 공원에서 수년간 토끼들을 위해 봉사한 사람들이 “토끼들을 토끼집에 가두고 유기를 조장하는 일이 몽마르뜨 공원에서 있었다”며 서초구청의 조치에 힘을 보태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이들은 서초구청의 토끼 관리 방안에 동의하면서 대신 ‘토끼 중성화’, ‘생명권 보장’, ‘유기 금지’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또 토끼 집 철거에 대비해 아기 토끼들의 입양 홍보물을 만들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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