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도 치욕도 어마어마했던 고도/악성빈혈+치질수술 후기(여자/긴글주의)
by 완벽그자체 | 18.05.16 07:28 | 470 hit
안녕하세여 요즘은 눈팅만 하는 여징어입니다.


얼마전에 베오베에서 어떤 여자분이 쓰신 치루수술 후기?를 봤습니다


찬찬히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고통은 덜하셨다는 내용이 제일 눈에 띄더라구요.


저는 진짜 생사를 넘나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제 경험도 한번 적어봅니다.




일단 저는 2017년 11월에 치질 수술을 받았습니다. 가장 심각한 4기였고요.



근데 우선 저는 제가 제발로 항외과 찾아가서 검사받고 수술한게 아니라, 응급실로 실려갔다가 받았습니다;;;



미리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방치하시면 안됩니다.


초반에 바로 가셔야 굴욕도 훨씬 덜합니다...


그리고 내용이 진짜 길어서 미리 요약도 합니다.


감기나 만성피로라 생각했는데 병원가보니 피가 정상인의 1/3밖에 없는 고도빈혈이었음.


응급실 -> 중환자실행


원인은 오래 방치한 치질.


치질수술을 받았는데 본인이 몇가지 특이케이스라 고통도 어마어마하고 고생도 생고생


증상이 있을 때 부끄러워말고 바로 병원을 갑시다. 빠를수록 좋음.



수술/입원하신분들 중 보험료 받으실분들은 서류 미리 떼놓으세요.








1. 고도빈혈.


 1. 치질증상 자체의 시작은 거의 7~8년전부터 있었다.

 2. 출혈이 있지만 통증은 거의 없고, 대변볼 때만 출혈이 있어서 방치. 초반의 출혈은 약간 묻어나기만 하는 정도.
 3. 점점 늘어나는 출혈량에 겁이 났으나 또 방치.
 4.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도 생김.

 5. 수술 전 약 반년~1년동안의 출혈량은 어마어마. 대변 볼 때마다 소변처럼 피가 쏟아짐.


위와 같은 상태였는데, 2017년의 저는 일단 직장인이었고(지금은 백수), 회사가 멀고(출퇴근 합쳐 4~5시간), 아침은 안먹고 점심은 대충먹고 자고 저녁은 집에 도착하면 8~9시라 대충 먹거나 안먹는, 최악의 식생활을 유지했었습니다.


여름~가을즈음부터 몸이 이상해졌습니다. 저는 단순히 회사도 멀고 일의 강도도 높은 편이라 제대로 쉬지 못해 만성피로같은거라 생각했습니다. 혹은 더럽게 운동을 싫어하는 저라서, 운동부족이라 생각했습니다.


증상은 이랬습니다. 진짜 10~20미터만 걸어도 숨이 차고 가슴이 벌렁벌렁뛰고 다리가 지친다. 자주 어지럽다. 잠을 자고 쉬어도 피로가 안풀린다. 몸이 내내 무겁다(이건 제가 살쪄서 그런줄).


그런데 11월 첫 월요일 출근길이었습니다. 바로 전 주말부터 몸이 안좋아 감기인가보다 하고 말았었고, 평소대로 가는데 갑자기 하늘이 빙 돕니다. 어떻게든 회사에 갔지만 모니터를 도저히 쳐다볼 수 없습니다


결국 회사직원분이 근처 병원으로 데려가주셔서 병원으로 갔고 증상을 말하니 갑자기 의사선생님 얼굴이 굳습니다.


피검사를 해보자고 하십니다. 이때 결과가 어마어마했습니다.



혈중 헤모글로빈수치 5.1로 고도/악성빈혈이라는 결과였습니다.


근데 무지했던 저는 네? 아 그렇군요 하고 말았습니다. 빈혈이 그렇게 심각한건줄 몰랐습니다;



게다가 그 병원이 좀 장사하는? 병원이었어서 많이 상태가 안좋다, 철분제 맞아라 해서 철분제만 30분정도 맞고 회사는 조퇴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어도 상태가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철분제 한번 더 맞으면 될까 싶어 하루 더 병가를 내고 이번엔 집근처 내과로 갔습니다.


가기 전에 전에 갔던 병원으로 전화해서 맞았던 철분제 이름 받아적고 갔는데 병원에서 또 선생님 표정이 심상찮아집니다.


다른 증상 다 치우고 헤모글로빈 수치 5.1이요?? 하시더니 소견서를 작성해주시며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그제서야 아 지금 내 상태가 그런가보다 하고 넘길상태가 아닌가보다 하고 아버지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오후 네시쯤이었어요.


아버지가 데리러 오셨고 근처 큰병원으로 갔습니다. 근데 시간이 늦어 소화기내과로 못가고 응급실로 들어갔습니다.


응급실로 가서 제 상황을 설명하고 5.1이라는 수치를 듣더니 응급실 여직원들 다 표정이 싹 굳습니다.


다시 한번 피검사를 합니다. 이번엔 4.8이 나왔습니다. 다들 식겁합니다...



이렇게까지 수치가 떨어진 원인을 알아봐야 한다며 이것저것 검사를 했습니다. 가장 끔찍했던 검사가 목에 튜브 꽂는거였습니다.


위에 출혈이 있는지 없는지 봐야한다며 마취도 뭐도 아무것도 없이 쌩목에 튜브를 꽂습니다. 그리고 거기로 물? 약품?같은걸 넣고 다시 뽑아냅니다. 거기서 혈액이 있다면 위에 출혈이 있다는 결론이 되는데, 이 검사가 너무 괴롭습니다.


들어가는 내내 이물감에, 식도따라 튜브 닿아있는곳마다 아프고 차갑고 쿨럭거리며 토하듯 뱉어내야하고...



심전도며 엑스레이며 어디로 이동해서 뭘 또 찍고 피도 또 뽑고 그렇게 몇가지 검사를 하며 담당간호사분께 제가 지금 얼마나 심각한거냐 여쭈어보니,


정상인 수치는 12~14. 제 나이 또래 여성의 경우 생리때 11정도로 떨어지고, 10까지 떨어지면 빈혈약을 처방받는다>고 합니다.


일반인보다 피가 1/3밖에 없는거였어요 제 상태가;


여튼 검사를 끝냈으나 급한건 수혈이라 하여 일단 수혈을 받았습니다. 이 수혈이 또 지옥입니다.


일단 바늘도 일반 주사바늘과 달리 엄청 두껍습니다. 그냥 어거지로 피부를 잡아뜯어 구멍내서 구겨넣는 느낌입니다.



근데 바늘만 꽂으면 끝이 아닙니다. 바늘 꽂고 수혈을 받는데, 피가 들어오는 내내 바늘부터 피가 들어가는 혈관까지 말도못하게 아픕니다.



내 피가 아니라 남의 피를 받는거라 그런지... 사람마다 수혈부작용이 다르다는데, 밤새도록 세 팩을 받으며 너무 아파서 잠도 못잤었습니다.


이 수혈은 중환자실로 가서 받았습니다. 제 상태가 중환자실에 갈 수준이었다고 해요; 태어나서 처음 가봤습니다.



이나이에 응급실-중환자실 콤보라니...(당시 31살)


젊은사람은 나밖에 없고, 링거는 수혈 포함 양손에 두개씩 꽂고있고... 이게 뭔사태인가 싶더라고요.


여기까지의 과정 중 응급실 담당의께서 엄마한테 제 증상을 여쭤보시더라구요. 엄마가 제 치질증상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그 의사선생님은 그게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오래 방치됐고 진행이 많이 된 치질이라면 피가 거의 쏟아지듯이 나올것이라 하시는걸 들었습니다. 넘나 창피했습니다...


다음날이 되었고 수혈로 일시적으로 수치가 올라 일반실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소화기내과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부모님앞이라 말하기 너무 민망했으나 달리 방법도 없어 말씀드렸습니다.


대변에 피가 묻어나온다고 들었다, 환자는 얼마나 나오냐 / 소변보듯이 나온다 / 매번 그러나 / 거의 매번 그랬다 / 피가 묻어나오나, 아니면 대변에 스며들어 대변 자체가 붉거나 까맣더냐


최근에 미용한 모습과 미용하기 전 모습입니다. 같은 개 맞습니당ㅋㅋㅋㅋㅋㅋ


(멍뭉이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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