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난 떡집알바 후기글
by 애플 | 18.04.24 03:32 | 3,658 hit
그냥 갑자기 생각난 떡집알바 후기 적어봄ㅋㅋㅋ
 
글은 편하게 쓸게용~

때는 19살의 추석 그러니까.. 2012년의 추석연휴 이틀전임
(말그대로 떡집알바)
친구의 친형의 친구(새끼)가
부모님이 부산의 시장에서 떡집을
하는데 알바할생각 없냐고 물어봄

3일 일하는데 50만원을 준다고함
하루에 17만원꼴인데 떡을 찌면
서로 엉겨붙어서 나오는데 단순히
붙어있는 떡을 떼면 된다고함
하루에 4만원?받고 편의점야간알바
하던때여서 50만원이란말에
눈이돌아서 좋다고 따라감
친구도 2명불러서 다같이 부산으로 내려갔지

전날 야간편의점을 하고 출발해서
피곤하긴했지만 돈벌생각에 들떠서
가는길에 잠도못자고 신나있었음

부푼마음에 도착한 부산!
부산역?에서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어딘가로가서 시장통에서 내렸음
벌써 추석준비로 사람이 바글바글
우리는 그새끼 가게로가서(입구쪽)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를 하고
일을 시작했음ㅋㅋㅋ
(연휴첫날 오전11시)

떡은 가게앞 매대에서 어머니가 팔고 우리는 뒤에 주방?같은데서
장갑을끼고 떡을떼기 시작했다
우리3명이서 각자 한소쿠리 가득
송편이오면 붙어있는송편을 떼서
다른소쿠리로 옮겨담아서 어머니께
가져가놓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일도쉽고 재밌었지....
친구들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출출하면 송편도 집어먹고
오순도순 오물오물...
생각해보니 그 형새끼는 이때 없어진건지 알바하는내내 안보였다

하여튼...송편을 뗐다...계속뗐다
서로 좋다고 꿀이라고 떠들어대던
주둥아리들은 송편땜에 기름져서
그런지..붙어있는송편처럼 붙었다

그러다 21시-22시? 드디어 가게장사가 끝났다! 가뜩이나 전날 야간일을해서 피곤한나는 서로 누가먼저 씻을지
다투는 싸움에서 이기고 1등으로
씻고 바로 자려고했다
들뜬마음과 피곤한눈으로 트럭에 몸을싣고 10분정도 졸다가 눈을뜨니..

떡이다....냉동떡창고다...
거기서 우리는 난데없이 냉동송편
상하차를 했다ㅋㅋㅋㅋ
싣고 이동해서 내리고
싣고 이동해서 내리고
...

새벽4시쯤 냉동떡 상하차가 끝나고
가게에 돌아온 우리는 씻는거고 뭐고
드디어 잠을잘 수 있다고 생각했다..

뭐 뻔하지만 역시나 경기도 오산이다

떡찌는거 같이 도와주고 옮기고
또 떡을뗐다!!
가게문열기전에!!
계속뗐다.
시간이 흘러 가게문이열리고
떼고 떼고 또 뗐다
이제는 떡을 살기위해서 먹었다

(당연하지만 밥 못얻어먹었다
배고프면 떡먹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고급떡은 만져보지도 못했다 싸고 기름진 송편 못난송편만 먹었다
ㅋㅋ나는 송편을 먹지못하는 몸이되었다)

그렇게 계속 서로 말없이 떡만떼다가
이튿날 정확히 우리가 일을 시작한지 24시간쯤 되었던
오전 11시 친구한명이 말도없이 튀었다 (나름 불x친구였다)

그렇게 계속 내가 떡을떼는 기계인지
사실은 내가 전생에 송편을 안먹고
많이 버려서 지옥에와서 벌을받는건지 정조대왕이 솔잎을 먹었었나 송충이를 먹었었나 이런 쓸데없는 생각하면서 그날을 보내고 마지막날이 다가왔다
(근로조건,환경은 똑같다 아침점심저녁에는 떡떼고 야간은 떡상하차)

거의 진짜 자면서 떡뗐다ㅋㅋ
떡을 뗀 기억이없는대 졸다가 눈뜨니
한소쿠리 작업이 거의 끝나있었다

하여튼 잠좀깨려고 화장실가서 세수를 하는데...
난 그제서야 거울을 봤다
머리는 떡집에서 떡만떼고 떡만먹어서 그런지 떡기름에 떡져있었다
그제서야 옷이 몸에 들러붙은게 땀때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머리카락을 잡고 쥐어짜면 기름이 줄줄나왔다ㅋㅋㅋㅋㅋ
얼굴은 물로 닦아도 닦아도 미끄럽다

내가 미끈미끈열매를 먹은 알비다가
된거같았다

그렇게 끝이난 그날장사
추석마지막날이라서 그런지
저녁쯤되니까 줄서서 바글바글하던
가게앞이 평온해졌다

가게앞이 텅비니까 그제서야
맞은편에서 장사하던 도시락집이 보였다

우리는 그집딸내미같은 어여쁜 처자한테 질퍽이처럼 꾸정기름물
뚝뚝흘리면서 송편 한 바가지 들고가서 도시락이랑 바꿔먹었다
혹시 마음 바뀔까봐 도시락들고 뛰어들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몰골로는 떡을 안들고갔어도 도시락 받을 수 있었겠구나 싶다

친구는 김치먹고 울었다
나도 괜히 울컥해서 울었다
떡찌는기계 뒤에서 몰래 도시락
까먹으면서 계속울었다ㅋㅋㅋ
그렇게 가게셔터내리고 아줌마가 정산하는동안 한켠에서는 아저씨가 삼겹살을 굽고 있었다

이번에는 안울었다 쪽팔려서
그렇게 돈봉투 빳빳한 현금 60만원
(10만원은 도망친 친구놈 때문에 보너스)을 받은 우리는
집에서 씻고 자고가라는 아줌마의 말을 거절하고 가게를 나왔다
시원한 밤공기 맞으면서 택시정류장앞의 편의점에서 콜라를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따가운 탄산때문인지 눈물이 찔끔나왔다

우리는 서로 택시에타서 도망간친구욕을 하다가
돈봉투를 바지속에 넣어서 숨겨놓고 곤히 잠들었다^^

택시비가 5만원이 나왔지만
괜찮았다!!

집으로가서 씻을생각도 못하고
잠들어서 다다음날 배고파서 일어났다 30시간쯤 잔거같다ㅋㅋ

씻지도않고 잠들어서 침대에선 송편기름냄새가 가득해서 구역질하는데
먹은게 없어서 토 안나왔다 ㅎㅎ
 
한참 구역질하려고 앉아있다가 일어서니 머리가 핑핑돌고 가슴에는 무거운 철구로 쿵쿵찍는것처럼 아파서
가만히 벽잡고 멍때리다가 화장실에서 기절했다
 
그러다가 일어났는데 얼마나 기절했는지도 모르겠고 목이 너무마른데 집에 물이없어서
수돗물 바로 꼴깍발칵 마시고 정신차린다음 짜장면에 탕수육 배달시켜 먹은 기억이 난다ㅎㅎ...
 
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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