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2]
by 해삼 | 18.01.19 04:46 | 382 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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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주소 /articles/view?db=105&page=1&no=228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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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끼오오오옥~~~~ 꼭!꼭!꼭!꼭!”
 
살랄스러운 휴대폰 알람소리에 눈을떠 시간을 보니 새벽 4시반
옆에선 장인어른의 도플갱어, 내 와이프가 코를 골고있었다...
와이프 얼굴을 넌지시 보고는 '쌍꺼풀 수술..... 꼭 시켜줘야지.....'란 생각을하고
침대 벽에 기대어 앉았다.
 
'갈까? 가지말까? 지금 이대로 모르는척 사는것이 좋은것일까?'
'어차피 난 버림받아, 지금의 부모에게 입양되어 양육되었다는데
지금 내 부모가 진짜 부모라고 생각하고 살지뭐'
 
그리곤 이불속으로 다시들어가서 잠을청했다.
 
몇분후... “커흥 어흥~ 어흥~~~”
 
어제 자기전에 알람을 몇개나 설정해놨는지...
이젠 폰에서 사자새끼가 울고 지랄이다.
 
'가보자' 그냥 내려가서 바람이라도 쐬고오자 다짐하며
샤워를 하기위해 몸을 일으켜세웠다.
 
샤워를하고 면도를 하고 거울을 본 순간
 
 '난...누굴 닮았을까?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 꼭 찾아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어왔다.
 
샤워가 끝나고 장모님이 사주셨던 예복을 꺼내입고 아버지가 사준 시계와 구두를 꺼내신었다.
정확히 지칭하자면 나를 30년 동안 키워주시고 길러주시며 단 한번도 내가 입양아 라는걸
말 씀하신적 없으신 양아버지가 사주신 시계와 구두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뭔가 깔끔해진 모습을 거울로 보는 내내 계속 패닉 상태가 왔다.
 
'난 누구냐, 나랑 닮은사람은 있는건가?' 라는
군대에서나 하던 거울놀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군대에서는 거울보고 가위바위보라도 했지, 이건 다시 생각해봐도
제정신은 아니 었던것같다. 병신같은 질문만 혼자서 주고 받은뒤 정신을 차리고 집을 나섰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0분. 부산까지는 빨리가야 4시간 30분
서두를 것도 없다.
'천천히 가자' 생각하고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휴대폰 네비를 찍었는데...당췌 어디를 가야할지 막막했다.
 
내가 아는 단서라곤
나는 입양아 이다.
내 친모는 미혼모이다.
그리고 술에 취해 울먹이는 목소리로, 양아버지가 말씀하신
“너는 30년전 부산의 서면로터리 근처 미혼모시설에서 태어났다”
까지가 내가 아는 사실의 전부였다.
 
'졸라 막막스럽네' 라며 혼잣말을 읊조리고는
시동을 걸었다. 예열도 시킬겸 차에낀 서리부터 긁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하지?, 어디로 가야하지?’
라고 생각하던 찰라 간밤에 찾아놓은 성당들 주소가 생각이 났다.
휴대폰을 꺼내들고 생각을 정리했다.
 
이미 내가 태어난지 30년, 강산이 바뀌었어도 3번이 바뀌었을 시간.
그때당시의 시설을 무조건 찾는 것 보단 그 시대 때 그 환경근처에 있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이 조금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꺼라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는 길일지라도 그 길이 정확만 하다면야.’
 
내가 태어나던 해 1988년, 즉 1980년도에는 부산에 굉장히 많은 아동관련 시설이 있었다.
미혼모 입양시설부터, 고아원, 유치원, 학교까지 말이다.
정확히는 6.25 직후부터 실종 및 입양 아동이 굉장히 많았지만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였던
1970~1980년도엔 많은 미혼모와 아이들이 생이별을 많이 하던 시기였었다고 한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6.25때는 서로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손 놓치고 죽고, 미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80년대는 산업화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수많은 타지인들이 부산으로 몰리고 젊은 남녀가 눈 맞아서 하룻밤 거사를 치르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누군가의 친아버지일수도, 혹은 양아들일수도 있다.
 
나 역시 하룻밤의 조준실패로 생겼을 가능성이 99%이겠지만, 그래도 1%라도의 희망이있다면
지금은 그냥 1%의 희망에 기대를 해보고 싶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는 1%라는 숫자가 필연적인걸수도.
 
어찌됐든 나는 이와같은 비슷한 케이스로 태어났고 지금의 부모님에게 입양되어 길러져 왔다.
너무 고마워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펑펑 울면서 하였고 자식노릇 제대로 못한 것 같아
그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숙여 사죄드렸다. 근런데 내가 이상한거 겠지만 화가 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딱 하나 그건바로 혈액형이다. 아버지와 술을 마시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내 혈액형은 B형이다. 지금의 나를 길러주신 아버지는 O형이고, 그리고 나를 길러주신 어머니는 A형이랜다. 지금 내가 엄마라고 불르는 사람의 혈액형이 A형이랜다.
A형;;;;;;;;; 내 일생 평생을 엄마는 B형인줄 알았다...
 
구라를 30년을 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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