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와 딸래미.. 그리고 라면.,
by 애플 | 23.03.07 06:35 | 4,767 hit

아주 어릴적부터 같은동네 친구인 녀석이 있다.

지금은 둘다 불혹이라는 나이가 되었지만,
가끔 만나 소주한잔 하다보면 아직도 어릴적 열정적인

뜨겁던 가슴으로 돌아가곤한다.

그 친구는 19살에 1년 후배와 사고를 쳐서, 집안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신9개월된 제수씨를 데리고 가출을 했다.

그때 내가 집에서 몰래 쌀퍼서 가져다주고, 기저귀값 하라며 
부모님께 급식비 삥땅쳐서 주곤했다.

그렇게 친구는 온갖 잡일을 하고 제수씨는 아이를보면서
부업을하며...나도 그 어린나이에 참 책임감 강한친구다..친구잘둿다 생각했던것같다..그 쪼그맣던 친구 딸래미는

올해로 조카(친구 딸래미)는 21살이 되었다.

그런데 제수씨는 이 세상에 없다. 제 작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껏 이친구와 30년 넘게 지내면서 
그렇게 서럽게 소리내어 우는 모습은..본적이없다.
어느 정도냐면..남자가 저렇게 울수도있구나..싶었다

친구는 작은 식당을하는데, 코로나여파로 잘 되지않는 모양이다..

딸래미랑 둘이 지내다보니, 집 거실에 홈cctv를 어느날
달더라. 

친구 쉬는날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점심에 라면 끓여서
식탁에 앉아서 라면을 먹는데

딸래미가 울면서 전화가 오더란다.
딸래미가 홈cctv로 아빠가 초라하게 라면먹는 모습을 봤단다.

"아빠 왜 라면먹어! 내일은 내가 아침해놀테니까 꼭 밥먹어!
어쩌구 저쩌구 궁시렁" 화내고 울면서 전화가 왔더란다.

친구 말로는 화내면서 잔소리 하는게 지엄마랑 똑같네 라면서..

그래서 내가 일어나자마자 뭔 생각으로 라면 먹었냐고
물어봤다. 

'그냥 라면에 계란풀까? 파를좀 넣을까' 생각하는데
전화가 왔더란다.

나는 그냥.. "아!  그랬구나" 하고

이게 맞는 대화인가? 생각하며 조용히

소주한잔씩 따라서 나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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