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돈을 갑자기 많이 벌게 되면 생기는일.
by 돼지토끼 | 22.11.18 12:36 | 4,057 hit



 
 
 
얼마 전에 후배를 만났음.
후배가 어마어마하게 돈을 잘 벌었음.
업계 중에서는 정점을 찍었고, 계속 잘되는 중임.
1인 회사라고 할 수준임.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그동안 연락 없이 지내다가,
잘됐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괜히 보고 싶었음.
바닥에서 정점으로 가기까지의 여정이 너무너무 궁금했음.


소주 마시면서 얘기나 들어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갔음.


10년 만에 보는 후배.
입고 있는 옷 하나하나가 명품.
더 이상 돈에 구애 받지 않는 삶을 살고 있구나 싶었음.
그 순간에야 10년의 간극이 느껴졌음.


내가 학식 사주던 후배는 더 이상 없구나.
자산 수백억에 계속해서 통장에 돈이 쌓이고 있는
업계 정점이구나, 하면서 갑자기 멀게 느껴졌음.


간단히 요리 몇개를 시키고 얘기를 나누는데.
한참을 지난 추억을 곱씹다가,
문득 후배가 물었음.


"선배, 혹시 알아요?"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아냐는 말이었음.


"소문 다 났어. 모르는 사람도 있냐."
"그럴리가 없는데. 철저히 보안 유지했는데."


그러면서도 후배는 오히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내가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하며. 속에 있던 얘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음.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을
함께 누리도록 했어요."


좋은 음식, 좋은 장소에 친구들을 데려가서 함께 즐기고
싶었다고 했으나. 결론은 질투와 시기만이 돌아왔다고 함.
대부분의 연락은 투자해달라, 돈 빌려달라는 얘기였고.
정작 빌려주고 나면, 연락이 끊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돈이 없어지는 건 괜찮아요. 그 돈 줘도 됩니다. 그런데
그냥 사람이 없어져요. 제 인생에서 한 명씩 사라지고 있어요."


사람을 무서워하고 사람을 피하게 되었다고.


"이건 예상 못했는데. -_-;;;"


난 업계 탑의 신나는 모험기를 듣고 싶었던 거지.
갑자기 로또 당첨되서 주변 사람에게 피빨리는 배드엔딩
얘기를 듣고 싶었던 게 아니라서.


"학교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연락이 오고.
TV에서도 출연 제의가 계속 들어와요. 너무너무 숨고 싶어서
그냥 계속 숨어버리게 됩니다.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청담동에 집을 사고,
숨만 쉬어도 돈이 계속 들어오고,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무엇하나 제한이 없어진 show me the money 치트키의 삶이,
문득 하나도 부럽지 않게 느껴졌음.


안타까웠다.
 
 
 
 
 
 


 
나한테 메로나 사주면
사주는 동안은 계속 연락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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