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강제 출산 정책
by 돼지토끼 | 22.03.16 02:18 | 430 hit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루마니아를 통치한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콘돔 판매와 낙태를 금지하고, 중학생의 출산까지 권장하는 '인권 파괴적' 정책을 폈다. 여성들의 직장으로 찾아가 임신검사를 하는 일명 '생리 경찰'까지 뒀다.
 
당시 루마니아의 출산율이 매우 낮아지면서, 국가 생산력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동유럽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독재자 중 하나인 차우셰스쿠가 그의 악명에 걸맞은 최악의 정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에 큰 교훈을 남겼다. 출산 장려 정책은 그 원인을 제대로 짚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절대로 강제적이어서는 안 되며 이후의 부작용을 섬세하게 고려해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인구 절벽'에 부딪힌 한국도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우셰스쿠의 출산 장려 정책은 시행 초기 출산율을 높이는데는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사망률까지 높이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엄청난 부작용을 낳았다. 이는 결국 정권이 패망하게 된 한 이유가 됐다.
 
1966년 차우셰스쿠는 낙태금지법 시행을 결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베이비붐'에도 루마니아는 이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루마니아는 1962년 출산율 평균 2.1명이 붕괴되면서 국가 생산력이 저하될 거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차우셰스쿠는 당시에도 파격적이라 평가받은 강력한 인구 증가 정책에 나선 것이다.
 
당시 루마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낙후했던 국가로 차우셰스쿠는 노동 인구를 늘리는 데 사활을 걸었던 듯하다.
 
차우셰스쿠는 인구 감소의 원인을 피임과 낙태에서 찾았다. 이후 차우셰스쿠가 편 루마니아의 인구 정책은 '출산 장려'를 넘어 '출산 강요'에 가까웠다. 피임과 낙태를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으면 무거운 세금을 물렸다.
 
심지어 피임을 막는 데 보안군과 비밀 경찰로 이루어진 '세쿠리타트'가 나서기도 했다.
 
'Decree 770'이라 불리는 낙태금지법은 1989년 12월 루마니아 혁명으로 법이 폐기될 때까지 23년 동안 지속됐다. 그리고 루마니아 사회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에 관심을 가졌던 루마니아와 세계보건기구의 몇몇 연구자는 1966년부터 1989년까지 지속된 낙태금지법이 루마니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조사해 1992년 미국 공중보건 학회지에 실었다.
 
먼저 법이 시행되고 첫 4년 동안 여성 1인당 출산율은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는 일시적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데 충분한 경제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의사에게 뇌물을 건네 낙태수술이 가능한 거짓 진단명을 받아냈다.
 
그리고 의사의 도움 없이 유산하기 위해 위험한 방법들을 택하기도 했다. 결국 출산율은 1985년에 법이 시행되기 전의 상황으로 복귀했다.
 
또한 경제적으로 궁핍한 여성들은 어쩔 수 없이 낳은 아기들을 방치하거나 시설에 맡겼다. 열악한 시설에서 아이들은 영양결핍에 시달리게 됐고, 이는 유아사망률 증가로 이어졌다.
 
유아사망률뿐 아니라 산모의 사망률(모성사망비: 출생아 10만명당 아이를 낳다 죽은 산모의 수)도 급증했다. 의사로부터 안전한 수술을 받을 수 없었던 임산부들은 불법 시술을 택했고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을 앓으며 매년 500여 명이 출혈과 감염으로 사망했다.
 
낙태금지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1966년에 비해 1983년 루마니아 산모의 사망률는 7배 높아졌다. 1989년 12월 혁명으로 낙태금지법이 철폐되자 1990년 루마니아 산모의 사망률은 이전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는 차우셰스쿠의 독재정권을 붕괴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1989년 12월 루마니아 시민들은 혁명을 일으켰다. 차우셰스쿠는 1989년 12월 25일 군사 법정에서 반역과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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