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20대때 공장알바했었는데 외국인용역노동자분들 인성 좋더라구요..
by 애플 | 20.02.04 10:28 | 2,419 hit
안녕하세요


저는 충북 청주사는 회원입니다


제가 23살때 한참 취업준비할려고 바쁘게 지내다


결국 현실에 벽을 느끼고 대학교 중퇴하고 돈이 궁해서


청주시 청원구 오창에서 기숙사생활하면서


두달간 박스공장에서 생산직단순노무 알바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썰을 풀께요..


저는 처음에 사회경험이 별로 없어서 좀 사회경험도 쌓고


노동을 해서 돈도 벌어보고 싶어서


무턱대고 용기를 내고 갔습니다


가니깐 진짜 조그마한 박스만드는 중소기업 공장이었는데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급포장박스를 취급하는 업체였습니다


어쨋든 직원은 거의 정규직이 60&%한국아주머니들


그리고 나머지는 물량 급할 때 인력시장에서 뽑아온 외국인 용역 노동자들이였는데


전 처음에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범죄도 많이 저지른다는 뉴스를 많이 봐서


무서웠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두달이란 짧은 시간동안 그분들과 생활하면서 참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저보다 한 살 많은 형


그 형은 진짜 키도 167에 피부가 까무잡잡했는데


처음에 과장님 말로는 뚱뚱했는데 정신차리고 제가 지내던


바로 옆방 기숙사에서 운동하고 중노동을 야근밥먹듯이 하면서 하셔서


살도 빠지시고 근육질로 단련됬다고 하더라구요


어쨋든 그 형이 하시는 일은


박스를 나무틀에 칼심으로 밖아놓은걸로 톰슨이라는 기계로 하루종일 돌려서


찍어내거든요


그러면 그 도면모양대로 나와야하는데


원단에 칼심박은 모양대로만 기계가 찍어내니깐


박스 설계한 모양 외에 테두리 부분은 일일이 사람손으로 제거해야했는데


상상초월이였습니다


끝이 뾰족한 좀 들으면 적당히 무거우면서도 가볍다라고 느껴질 정도에 쇠망치로


하루종일 망치질하면서 테두리 잘라내고 도면 걷어내면 


바로 재활용 미닫이문 열어서 빗자루로 쓸어서 걷어내는데


어쨋든 말이 길었는데


그 형님은 진짜 성실하게 일 하시고


일 끝나고 사내 샤워실에서 목욕하고 빨래돌리고 룸메이트형이랑


콘테이너 기숙사로 가면


밤새도록 캄보디아에 있는 가족하고 연락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자는데 시끄럽고 거슬렸는데


어쨋든


가끔식 먹을 것 사서 제방에 와서 먹으라고 놔주고 어색한 한국말로 잘 먹으라고 하면서 인사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시더라고요


말이 없고 과묵한 스타일..


같이 지낸 한국인 형님한테 들은 말인데


외국사람들은 한국에 돈벌러오고 한국말도 못하고


외롭고 일정기간 체류하는 신세니


대인관계 이런거 따질 필요도 없고 그냥 위에서 상사가 시키면


욕먹으면서도 건뎌내면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네요


멘탈이 강해요... 그런데 좀 불쌍했어요


그래도 정직원 한국 아주머니들이 그 형 편견없이 잘 챙겨주고..


물론 일부 젊은 누나들은 쪼그맣고 피부 검은 난쟁이가 뭘 그리 대단해보이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그리고 외국인 용역중엔 아주머니들이 많았습니다


필리핀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등등


동남아쪽이 대다수였는데


다들 어머니뻘이였어요


근데 젊은 동남아여자도 있는데 사내직원은 직원복장을 입고 일하는데


그런데 그분들은 그런게 없고 일용직이다보니 자유로운 복장으로 일할 수 있었나 봅니다


옆에서 일하는 외국누나가 있는데 진짜 일하면서 설렐정도로..


레깅스 입고 후드티 입으면서 군말없이 마스크 쓰고 박스 접는데


가끔씩 제게 어색한 말로


" 이거 바그스(박스)드러주세효"


이러면 좀 측은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분들이 박스 다 접으시면 제가 옆에서 순식간에 검사하면서 불량확인하고
 
바로 골판지 박스에다 일정량 집어넣고 포장한다음에 플라스틱 좀 무게있는 파레트에 차곡차곡 쌓아서


랩으로 쌓고 지게비슷한 바퀴달린걸로 옮기는 일이였는데


아무래도 재료가 든 박스를 여자이신 그분들이 하루종일 바쁜 와중에 들기엔 버거웠어요


그게 무게가 10kg정도 나갔거든요


그래서 할수없이 제가 당연히 들어드리면


"캄사합니다"


이러시거나


"땡큐"


"코마어요"


이러셨어요..


어쨋든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 노동자분들이랑 친해졌는데
 
진짜 눈이 아름다우신 방글라데시아 아주머니가 같은 외노자들끼리 휴식타임에
 
간식먹고 있는데
 
나는 힘들어서 파레트위에 앉고 맥없이 허공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할때면
 
마스크쓴채로 나한테 사탕 하나를 건네주더라고요
 
아무 말 없이


그런데 그 눈빛이 절 측은히 보는 눈빛이였어요..
 
어머니 같았습니다 같은 처지에서 젊은 제가 이러고 있으니 불쌍했나봐요
 
그리고 요즘 중국인들이 많이 욕먹고 있잖아요
 
근데 물론 케바케지만
 
중국 아줌마들 의외로 순수하고 연약하더라고요..
 
좀 덩치큰 아주머니가 있는데
 
제가 옆에서 바쁘게 박스 포장하고 있는 사이


저한테 도와달라고 제스쳐하시다가 눈치를 보곤


혼자서 낑낑 힘들게 들고오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안쓰러워서
 
"노노 캔 아이 헬프 유?"
 
이런 어색한 콩글리쉬 쓰면서


제가 도와드리니깐
 
미안해하시며
 
괜찮다고 손짓하시는데


그냥 제가 억지로 계속 도와드렸어요


사실 너무 바빠서 제가 도와드리면 일이 밀리는데 그래도 제가 남자고 어쩔 수 없잖아요
 
그분 얼굴 인상을 보는데..
 
어떻게 사셨는지 딱 감이 오더라고요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음..
 
가끔식 그분하고 옆에 앉아서 커피 먹으면서 말은 안통하지만
 
제가 땀흘린거 보시더니 옆에서 수건으로 땀 닦아주시고..
 
어쨋든 썰이 길었는데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좀 버렸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나쁜건 아니다시피
 
자신의 생계를 위해 타국에 와서 안좋은 대우와 편견을 받으면서도
 
참아내며 외로움과 싸우며 지금도 산업전선현장에서 뛰고 있는 그분들을 기도하며
 
위로해주었으면 합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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