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촉, 오 3국이 삼국통일을 위한 치열한 전쟁을 묘사한 '삼국지'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꼭 소설이 아니어도 만화, 영화, 게임으로 삼국지는 한번쯤은 접하게 될 정도니까요.
1989년 첫 작이 등장한 캡콤의 오락실용 액션게임 '삼국지 천지를 먹다' 시리즈는 당시 오락실을 평정한 인기작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동명의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삼국지'의 주요 전장을 따라가는 구성을 갖춘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게이머는 유비, 관우, 장비, 조운 중 한 명을 선택해 플레이하게 되며 2인용도 가능합니다. 대흥산부터 시작해 호로관 전투를 거쳐, 미오성에서 동탁과 최종전을 치르는 전장은 총 8개 스테이지로 구성됐습니다.
첫 작의 엔딩에는 조조가 등장하며 후속작을 예고하면서 끝나 당시 오락실용 게임으로는 새로운 전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후속작인 '삼국지 천지를 먹다2: 적벽대전'은 3년 후인 1992년 오락실에 등장합니다. 전작에 비해 시원스레 커진 화면과 유비가 빠진 대신 황충, 위연이 추가된 5명의 캐릭터가 적벽대전을 거쳐 화용도에서 조조와 최종전을 펼치게 됩니다.
스토리는 원작 만화에 기인하기 때문에 소설판 '삼국지'와는 미묘한 차이를 가질 수 있지만 장각, 여포, 동탁, 이전, 하우돈, 허저, 조인, 장료, 서황, 조조 등 다수의 적장과 전투를 벌여 촉나라로 3국을 통일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은 오락실용 게임으로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던 점이 특징입니다. 후속작을 예고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의 대화를 통한 스토리 전달과 2탄에 도입된 멀티엔딩, 고기 먹기 등 스테이지 중간에 삽입된 미니게임, 기본기 외 체력을 소진하며 발휘하는 필살기의 도입 등이 그 예입니다.
특히, 스테이지를 넘길수록 아이템을 획득해 고급 무기를 사용하는 점 및 필살기의 능력도 좋아지는 성장 개념, 체력 아이템 획득을 통한 체력 보충 등은 마치 액션RPG를 즐기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1, 2편의 차이라면 1편은 말을 타고 싸우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2편에선 말도 징을 울려야 탈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들 수 있으며 1편은 필살기를 세번째 버튼을 눌려 펼쳤지만 2편은 두 개 버튼을 동시에 누르는 것으로 변화돼 좀더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지향했다는 점입니다.
또, 2편에서는 조조를 주어진 시간 내 무찌르냐 마냐로 엔딩이 나뉘기도 합니다. 조조를 물리치면 게이머는 촉나라가 통일하는 삼국을 보며 물리치지 못하면 촉과 오나라가 멸망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1, 2편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었던 캐릭터는 높은 체력과 공격력을 가진 관우와 흡사한 능력치를 가졌지만 외모는 월등히 나았던 조운을 들 수 있습니다.
동전 하나로 삼국지를 느껴 볼 수 있었던 '삼국지 천지를 먹다' 시리즈는 아직도 많은 유저들에게 회자되는 게임 중 하나인데요.
기억을 더듬어 그 시절 오락실로 되돌아가보면 1탄 엔딩에서 후속작 예고에 적잖이 당황하고 2탄 엔딩에서 손쉬운 조조보다 중간 보스로 등장하는 여포를 상대로 힘겨워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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